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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C.P COMPANY 장혁 인터뷰 2014-10-14 9,883
장혁 기사 인터뷰 이미지 01

[박윤진 기자/ 사진 장문선 기자] 배우 장혁이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사실 큰 기대를 안 했다.
극에서 맡게된 재벌 2세 이건이라는 캐릭터는 더 없이 흔하다고 생각했고, 12년 만에 재회를 이룬 장나라와 호흡은 구태의연할 할
것이란 섣부른 짐작도 있었다.

뚜껑이 열리고 보니 장혁은 모자람이 없는 천상배우였다. ‘타짜’ ‘추노’ ‘아이리스2’ ‘진짜 사나이’로 드리워진 남성성 짙은 마초 같은
이미지를 벗고 그는 ‘음훼훼훼’라는 다소 거친 웃음소리를 내며 이건이라는 캐릭터에 운명처럼 스며들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처에서 만난 장혁은 “오랜만에 놀 수 있는 무대를 만났다”며 “삼십대 마지막 출연 작품인 ‘운널사’ 덕에
좋은 아홉수를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남겼다. 데뷔 18년 차인 그이지만 여전히 신인 같은 패기를 가진, 연기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진짜 배우의 모습이었다.


장나라와의 재회 소감을 말해 달라. 노련함과 여유가 배어 있더라.

“햇수로는 12년 전이다. 당시 회당 같이 떨어지는 신이 많았고 방송하는 날 하루를 쉬었는데 그때 ‘대망’이라는 드라마도 사전제작을
해 촬영하고 있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서로 대화를 나눌 여유가 없었다. 

장혁 기사 인터뷰 이미지 02 

당시 장나라는 어린데 연기 센스도 있었다. 막 던지는 애드리브를 다 받아줬다. ‘운널사’로 만난 뒤 물어보니까 당시 내가 반말을
했다고 하더라. 십년이나 훌쩍 지나버렸는데 성향이 비슷한 덕분인지 익숙했다. 이번에는 현장에서 대화를 많이 나눴고 장나라에
대해 달라진 부분을 느끼기보다 몰랐던 부분을 더 알게 된 것 같다.” 


조인성, 이준기와 맞붙은 건 부담이었겠으나 나름 선전했다. 자랑을 좀 하자면.

“자랑을 하기 보다는 그냥 많이 놀았다. 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준 게 고맙다. 내가 막 던지면 돌아 올 수 있는 분위기가 되길
바랐고 장나라가 집을 잘 지켜줬다. “내가 유부남이니까”라는 걱정을 하면 아무것도 못할 거란 생각을 했다.

예전에 성룡이 ‘무릎팍도사’에서 액션 연기를 하면서 겁이 난다고 했다. 결국 동료를 믿고 던지는 거다. 감독이랑 동갑이고 또
얘기를 많이 했다. 죽이 잘 맞았다. 배우를 잘 포장하는 건 감독의 몫인거다.”  


이건과의 싱크로율은? 트레이드 마크였던 괴팍한 웃음소리의 탄생 배경도 궁금하다.

“이건과 장혁의 싱크로율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캐릭터가 끝나면 확 놔버린다. 작품을 쉬지 않고 출연하다보니 그게 안 되면
나도 순간 헷갈려버린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순간에는 연기가 자연스럽게 되는데 끝나면 안 나온다. 캐릭터는 캐릭터일
뿐이다. 온, 오프가 빠른 편이다.

영화 ‘순수의 시대’를 찍고 있었다. 사극이고 이방원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그 시기가 1차 왕자의 난 시기다. 미인계를
써야 하고 뒤에서는 밀담을 하며 호탕하게 웃어야 하는 그런 캐릭터다. 그 역할을 참고해서 리딩 때 한 번 크게 웃어 봤는데
반응이 좋아 쓰게 됐다.” 

장혁 기사 인터뷰 이미지 03 
 
울다가 실성한 사람처럼 웃어 버려야 하는 신들이 많았다. 감정 잡기가 힘들었을 텐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작품을 보면 힘들고 무거운 주제를 코미디로 푼다. 이 드라마 역시 로맨틱 코미디지만 아픈
드라마다. 슬프지만 휴머니즘적인 게 뒤섞인. 이건이 힘든 순간에서 웃는데 슬픈 웃음인거다. 짠한 느낌이 있는.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배우마다 캐릭터를 만들어가 는 방식이 있다. 장혁만의 방식이 있을까. 

최근에 사무실에 갔다가 오랜만에 연기를 지도해주신 선생님을 뵙고 밥을 먹게 됐다. 그때 해 주신 얘기가 ‘장혁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느린 애다.’라는 말이었다. 데뷔 때 어떤 얘기를 들었냐면 ‘정우성보다 잘 생겼냐’ ‘차태현보다 웃기냐’ ‘황정민보다
연기를 잘 하냐’였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는 거다. 나는 내 색깔이 없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 내가 가진, 잘 하는 건 ‘막 던지는 것’이더라.
뭐든 던져 놓으면 하나라도 나오지 않겠나. 안 던지고선 무엇을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게 열정이다. 많이 맞아 본 사람이
피할 줄도 아는 거고 연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연습 많이 해도 실제 경험하지 못하면 모르는 거다. ‘남자 배우는 서른 전에 100작품
해야지’라는 말을 연기 선생님으로부터 들었었는데 그렇게 던져놔야 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서른 작품을 하면서 매번 처음인 기분을 느꼈다. 같은 감독을 만나서 작업하는데도 스텝이 다르니까 새 현장으로 느껴지는
거다. 스스로 캐릭터를 빨리 버린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고. 끊임없이 던져낸 것이 열정이고 그런 부분을 누군가 잘 평가해 줄 거라 생각한다.”  


‘운널사’가 삼십대에 찍은 마지막 로맨스 작품이 될 수 있겠다. 또 올해가 가기 전에 이루고 픈 게 있다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잘 던지고 잘 받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또 삼십대 후반의 마지막 작품 그 정도. 열아홉에도,
스물아홉에도 아홉수가 있었다. 나쁜 아홉수나 좋은 아홉수나 이때는 생각을 정리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되돌아 보건데
서른아홉의 아홉수는 좋은 거였다. 올 해가 가기 전에 작품하나 더 했으면 좋겠다. 나이 어린 후배들한테 얘기 하고 싶은 건 나는
혜택을 많이 받았지만 옛날 현장을 경험한 세대로서 현장을 많이 가야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걸 항상 느낀다는 거다. ‘저렇게 구수하게
연기를 하는 선배 배우가 저런 고민을 하는구나.’ 라는 걸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느끼고 재해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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